우리나라에서는 구글 지도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구글 지도 데스크톱 버전에서 3D 위성 지도를 볼 수 없으며, 모바일 버전에서는 자동차 운전 시 네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심지어 2020년까지는 일반 지도의 경우 한국 지도는 벡터 형식이 아닌 비트맵 형식으로 적용해 왔다. 이와 같이 구글 지도에서 한국과 관련된 서비스에 제한이 있는 것은 구글의 한국 지도 반출 요청과 우리 정부의 거부와 관련되어 있다. 이하에서는 구글의 한국 지도 반출 요청과 이에 대한 찬성 및 반대의 견해를 살펴본다.
위성지도에서 네이버지도(좌측)는 청와대가 삭제되어 있는 반면 구글지도(우측)에는 나타난다
구글은 2023년 2월에 우리나라 정밀 지도 데이터의 반출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2023년의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 이전부터 구글은 우리나라 지도 반출을 요구해 왔으나 번번히 거절당했다. 구글은 2010년 대한민국 정부에 지도 반출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했고 2016년에도 다시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무역 장벽이라고 줄곧 문제를 제기해 오고 있다.
구글이 반출을 요청한 지도 데이터는 국토지리정보원 5,000대1 축적의 정밀 지도 데이터이다. 2020년까지 구글 지도에서 한국은 비터맵 형태로 제공되었으나 2021년 말부터는 SKT 등과의 협업을 통해 벡터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또한 2022년부터는 구글 지도 앱이나 홈페이지가 아닌 외부 API를 통해 구글 지도를 이용할 경우 일부 지역은 3D 랜더링된 형태로 보여진다. 따라서 구글은 국내 업체 등과 연계하여 상당히 자세한 수준의 지도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정밀 지도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는 경우 구글 지도에서 정밀한 3D 지도를 보여주는 것에 한계가 있고 자율 주행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므로 구글의 우리나라 정밀 지도에 대한 반출 요청은 계속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구글에 대한 우리나라 정밀 지도 반출에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을 정리해 보았다.
먼저 구글에 대한 정밀 지도 반출에 반대하는 입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한민국은 현재 휴전 상태에 있으므로 지도를 반출할 경우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 표면적인 가장 큰 이유이다. 위성지도와 일반지도를 결합한 경우 정밀폭격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한민국 정부는 구글에 대해 위성지도에서 군사시설 등에 대한 블라인드 처리, 독도 지명 표기, 한국에 구글지도 용 서버 설치 등을 지도 반출의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구글은 이에 반대했다.
둘째, 구글이 대한민국의 지도 반출을 요구하는 것은 결국 산업적 이유에 있다는 견해가 보편적이다. 향후 산업은 모바일 기반의 IT산업이며, 모바일의 핵심은 바로 지도 데이터이다. 모바일 서비스의 대부분이 향후 지도를 기반으로 이루어질 것이므로 빅데이터와 연계되어 엄청난 매출을 올릴 것이 분명하다. 또한, 국내의 경우 데이터에 대한 규제가 많은 반면, 구글이 해외 서버로 가지고 나가 마음껏 가공하면 역차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셋째, 본사와 서버가 해외에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부나 이용자들이 국내의 어떤 정보가 어떻게 얼마나 넘어가며, 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알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대한민국 정부나 산업계는 구글에 지도를 반출하고자 할 경우 데이터 센터를 국내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3년을 기준으로 구글은 대만과 싱가포르에 데이터 센터를 두고 있으며 2023년에는 일본에 데이터 센터를 건립했다. 일본에 데이터 센터를 건립함에 따라 인접한 한국에 데이터 센터를 건립할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는 비판도 있다.
넷째, 구글은 대한민국 내에 고정사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인터넷 사업자의 경우 고정사업장 여부는 서버 설치 여부로 판단하는데 구글은 국내에 서버를 두고 있지 않다. 지사인 구글코리아가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으나 이는 구글이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매출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지도 반출에 따른 구글의 수입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구글은 대한민국 내에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구글에 대한 우리나라 정밀지도 반출에 찬성하는 입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위성지도에 군사시설을 블라인드 처리하지 않으면 지도를 반출할 수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는 입장이다. 군사적 긴장 관계에 있는 대만도 구글 위성지도에서 군사시설이 블라인드 처리되지 않고 있으며, 이스라엘 등 주변 국가와 준전시 상태인 국가의 경우도 군사시설을 블라인드 처리하지 않고 제공 중이다.
둘째, 국내에서는 구글이 제공하는 지도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국내의 지도 업체들(대표적으로 네이버 및 카카오)은 대한민국 지도 서비스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으므로 지도와 관련한 첨단 서비스 개발을 소홀히 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은 지도에서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제공하지만 적용하는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대한민국 지도 서비스의 다양한 기능을 제대로 이용하기 어렵다. 또한, 구글지도와 연계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나 사이트의 경우 대한민국의 지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므로 불편한 서비스를 감내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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