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세계적으로 해외여행 인구는 매년 급증해왔다. 여행자가 증가함에 따라 여행자의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으며, 여행업도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방향을 여행자 및 여행 산업 모두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해외여행의 다양한 트랜드들은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경향을 보이지만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현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범위를 우리나라로 한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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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자유여행의 증가
우리나라의 해외여행은 자유여행에 비해 패키지여행의 비중이 월등하게 높다. 이는 여행을 위한 시간과 재정이 어느 정도 확보된 50대 이상의 경우 자유여행 경험이 적고 언어적 어려움에 대한 두려움이 많기 때문이며, 직업 활동 중인 사람들의 경우 휴가 기간이 짧아 10일 이상의 여행이 어렵고 자유 여행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패키지여행을 통해 해외여행을 경험한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패키지여행에서 만족감을 얻지 못한 여행자들은 점차 자신만의 여행을 원하게 되었다.
자유여행에 대한 선호도 증가는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만 아니라 장년층인 50대들에서도 증대하고 있다. 젊은 세대의 경우 자유여행을 선호하나 짧은 휴가 기간 등으로 인해 자유여행은 단기간의 휴양 여행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삶의 의미를 찾아 장기간에 걸쳐 자유여행을 하는 젊은 세대의 여행자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50대는 이른 퇴직이나 자녀의 출가 등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해외여행의 경험도 많은 편이다. 이들은 대학 졸업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1세대로 지식 탐구욕이 높고 경제적인 기반도 상당 수준 확보되었으며 최소한의 영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50대에서 젊은 세대와 마찬가지로 자유여행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고 있으며 실제 자유여행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나. 하이브리드(hybrid) 형 여행의 증가
자유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증대함에 따라 여행사들은 패키지여행에서 자유 일정을 점차 확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자유여행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 해당 여행지로의 이동과 숙소는 상품에 포함되지만 현지 일정은 여행객이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이 증가하고 있는데, 전체 패키지여행 일정에서 여행객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비중도 점차 증대시키는 경향이다. 패키지여행 중 자유설계 일정은 패키지여행의 옵션과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옵션에 해당하는 항목은 여행객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르고 체험 방식도 제공자가 결정하는 반면, 자유설계 일정은 여행객이 하루 이상의 일정을 온전히 결정할 수 있다.
자유여행의 경우에도 교통이나 예약에 불편이 있거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로컬투어 상품을 이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이러한 경향에 부응하여 패키지여행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여행사들도 로컬투어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또한 일반적인 패키지여행 상품보다는 현지 로컬투어 및 입장권·승차권 등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여행사도 나타나고 있다.
향후 여행 방식은 온전한 패키지여행이나 자유여행보다는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의 기본 틀 위에 앞 장에서 살펴본 다양한 여행의 여행이 융합되는 하이브리드형 여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 가족여행의 증가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여행, 성인 부모와 성인 자녀가 함께하는 여행, 3대가 함께 하는 여행 등 가족여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통계에 의하면 코비드-19 사태 이전 하나투어 패키지 고객 중 19%는 성인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가족 여행객이었다. 이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역은 동남아, 일본, 대만 등으로 주로 비행시간이 짧고 단기간에 다녀올 수 있는 지역들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가족여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는 휴양지, 체험 중심의 테마파크 등이다. 부모와 자녀의 가족여행도 대부분 부모의 휴가 기간을 이용하고 자녀의 체험활동 신청 등이 필요하므로 비교적 짧은 기간에 다녀올 수 있는 지역을 선택하는 경향이다.
라. 액티브 시니어의 영향력 증대
우리나라에서 50세~64세를 일컫는 장년층에서 액티브 시니어들의 비중이 증대하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란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갖고 건강하고 적극적으로 은퇴 생활을 하는 50세 이상의 인구를 말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장년층은 베이비붐 세대이며(2021년 기준 전체 인구의 31%) 학력이 높고 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지식 탐구욕도 높다. 또한 고도의 경제성장기를 거치면서 경제적으로 이전 장년층에 비해 안정적이다. 따라서 장년층의 액티브 시니어는 이전 세대에 비해 절대 수도 많고 비율도 높다.
이러한 장년층이 여행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장년층은 패키지여행 상품의 구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비교적 여행 기간이 긴 상품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으며 프리미엄 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비율도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 소셜미디어의 영향력 증대
유튜레블러(Youtube + traveller)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여행시장에서 유튜브의 바람이 거세다. 이는 Z세대에서 만이 아니라, 50대 이상의 유튜브 이용률도 급증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여행을 주제로 하는 유튜버 채널이 급증하고 인기있는 채널도 많다. 여행에 관한 거의 대부분의 정보를 유튜브에서 얻을 수 있을 정도이다.
또한 ‘인스타그램에 공유할 만큼 멋지고 가치 있다’는 뜻의 신조어인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이 밀레니얼 세대의 핵심 소비 가치로 부상하면서 여행사의 상품 개발시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바. 맞춤형 여행의 증가
패키지여행의 단점을 보완하여 최소 인원의 가족, 지인, 동아리, 클럽 등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맞춤여행’이 증가하고 있다. 여행의 전반에 걸쳐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여행사가 맞춤 코스를 설계하여 제공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패키지여행에 비교해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나머지 모든 면에서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혼여행의 경우에도 2~4쌍의 신혼 부부가 함께 여행하는 맞춤형 여행의 비중이 증대하는 추세인데, 여행 일정에서 사진 촬영, 신혼 여행 맞춤 쇼핑, 편안함과 럭셔리 추구 등으로 일반 패키지여행과는 차별화하고 있다.
사. 재충전을 위한 체류형 여행 증가
삶의 재충전을 위한 다양한 셀프케어 방법들 중 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부킹닷컴의 2021년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휴식을 취하는 여러 방법 중 여행이 정서적·정신적 건강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응답하였다. 이들은 여행을 통해 반복되는 일상에서 오는 지루함을 리셋하고 활력을 재충전하여 정신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여행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호텔스컴바인드와 카약은 우리나라의 여행 트랜드로 코지미엄(cozymium)을 발표했는데, 코지미엄이란 코지(cozy)와 프리미엄(premium)을 합친 것으로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는 근거리 여행지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서 이용할 수 있는 호텔을 선호하는 여행을 의미한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는 일본, 베트남, 태국이며 선호하는 호텔 등급은 4성급이었다. 본 책자의 숙소의 종류에 나와 있듯이 4성급 호텔부터 재충전을 위한 각종 서비스들이 호텔 내에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재충전을 위한 여행의 경우 여러 곳을 방문하는 여행보다는 특정 장소에서 체류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선호한다. 더불어 체류지 인근의 여행지를 방문하는 문화 체험, 레저 스포츠 등의 다양한 체험을 선호한다. 국내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의 경우 최근에는 재충전을 위한 여행 상품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아. 모바일 기반 여행의 확산
컨슈머인사이트의 여행시장 분석에 의하면 기존에는 여행을 위한 각종 예약을 위해 웹 상의 홈페이지를 주로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의 앱을 이용하는 경우가 증가하여 2022년부터는 웹을 이용한 예약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기기가 PC에서 모바일 기기로 이동하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이에 따라 여러 OTA 들도 모바일 앱의 기능과 편의성을 증대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또한 자유 여행의 증가도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는데, 현지에서는 노트북이나 데스크톱보다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고 보안상으로도 안전하기 때문이다.